겸손한 인품을 가지라(눅7:2-3)

오늘은 가버나움에 있던 백부장의 이야기입니다. 백부장은 100명 단위의 군대를 이끄는 장교로, 로마 군단의 실질적인 중심이었습니다. 본국의 군대를 이끌고 식민지에 주둔 중인 장교! 로마인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겠지만, 지배를 당하고 있는 유대인들에게는 얼마든지 미움 받기 좋은 위치였습니다.

그런데 가버나움의 백부장은 뜻밖에 유대인들의 존경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다른 장교들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거만하게 휘두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식민지 백성인 유대인들을 위하여 회당을 지어 줄 정도로 유대 민족을 사랑했습니다. 그는 권력으로 사람들을 부리며 괴롭히는 대신 타인을 위하여 자신의 권한과 지위를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백부장에게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자신의 종이 중병에 걸린 것입니다. 백부장은 자신의 종을 위해 유대인들에게 예수님을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전부터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있었지만, 이방인이라는 조건 때문에 만나기를 주저한 것 같습니다. 백부장의 사연을 듣고 자기 일처럼 나선 유대인들이 예수님께 대신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야기를 들으신 예수님께서 백부장의 집에 함께 가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백부장의 반응이 의외입니다. 예수님이 자신의 집에 오신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그는 깜짝 놀라며 급히 자신의 친구들을 통해 예수님께 전갈을 보냅니다. “주님, 수고롭게 여기까지 오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에게는 주님을 집에 모시고 직접 뵐만 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이 말 속에서 우리는 예수님에 대한 백부장의 믿음과 유대인인 예수님을 배려하는 그의 인품을 볼 수 있습니다. 백부장의 말에 예수님은 “이스라엘 사람 가운데서 이러한 믿음을 본 일이 없다.”감탄하시며 종을 낫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백부장의 겸손함을 선천적인 성품인양 당연하게 봅니다. 그러나 백부장의 겸손함은 당연한 게 아닙니다. 동족의 질타와 비웃음속에서도 지켜온 자신의 소중한 자산이었습니다. 결국 그 겸손함 덕분에 기적의 주인공이 됩니다. 이처럼 겸손의 자리에 앉은 사람은 예수님을 만날 뿐 아니라 삶에서 기적을 경험합니다.

적용 : 나는 겸손의 자리에 얼마나 자주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