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전교회 사순절 묵상23(3월 15일)

내 힘으로 알 될 때 부르짖으라(막4:37-38)

하루하루 바쁘게 사역하던 예수님께서 어느 날 일과를 마친 다음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배를 준비하여라. 호수 반대편으로 건너가자.” 우리는 이 구절을 그냥 가볍게 읽어 넘기고 ㄴ하는데, 갈릴리 호수의 지리적 특성을 알면 결코 그럴 상황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갈릴리 호수에서는 해가 저물면 산에서 내려오는 찬바람과 호수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서, 때때로 거센 돌풍이 일어났습니다. 어부 출신인 제자들도 이를 알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가자시는데 설마 무슨 문제가 있겠어?’생각하며 출발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뒤에서 주무십니다.

그런데 출발한지 얼마 안 되어 갈릴리 호수에 심한 돌풍이 몰아친 겁니다. 처음에는 제자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로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나 베테랑 어부도 엄청난 돌풍 앞에서는 한낱 작은 나뭇잎에 불과합니다. 배는 가라앉기 직전인데 자기들 힘으로는 더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제자들의 머릿속은 하얗게 됩니다.

이런 위기에서 제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때 그들의 뇌리를 스치는 한 분이 있습니다. 뒤에서 주무시고 계신 예수님! 제자들은 예수님께 달려가 간절히 부르짖습니다.

“선생님, 우리가 죽게 되었습니다. 부디 살려 주십시오.”

잠을 깨신 예수님께서는 호수를 향해 “잠잠하라!”외치십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돌풍이 휘몰아치던 호수가 한순간에 거짓말처럼 잠잠해집니다. 제자들이 처음부터 예수님을 믿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믿고 다가가 부르짖었더니, 예수님께서 그들을 불쌍히 여겨 도와주셨습니다.

거센 풍랑 앞에서 어떻게든 자신들의 힘으로 버텨보려는 제자들의 모습이 어쩌면 인생의 풍랑 속에서 이 방법 저 방법으로 찾아 헤매는 우리의 모습과 닮지 않았나요? 제자들의 부르짖음을 듣고 죽을 위기에서 건져 주신 그 예수님께서 지금 우리에게 당부하십니다.

“이제라도 나에게 오지 않겠니?”

적용 : 나를 힘들게 하는 문제를 예수님께 솔직히 이야기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