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전교회 사순절 묵상26(3월 18일)

고민하되 결국 순종하라(요6:5-6)  

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기적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사건으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오늘 나눌 ‘오병이어’기적입니다. 실제로 네 개의 복음서에 모두 기록된 몇 안 되는 사건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이 일이 사람에게 주는 충격이 컸다고 할 수 있는데, 이유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 그만큼 당시 사람들에게는 먹고사는 문제가 절박했음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쉬기 위해 한적한 곳에 갑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본 사람들이 그곳까지 쫓아옵니다. ‘얼마나 영혼이 갈급하면, 얼마나 인생이 고단하면 여기까지 올까?’불쌍한 마음이 든 예수님은 다시 말씀을 전하십니다.  

한참 뒤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어두워지기 전에 무리를 빨리 돌려보내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따라나서느라 따로 먹을거리를 챙겨오지 못한 사람이 대다수였던 겁니다. 저들을 그냥 돌려보내면 집에 도착하기까지 며칠은 굶을 게 틀림없습니다.  

예수님은 빌립에게 물으십니다. “저들에게 음식을 먹일 수 있을 것 같으냐?” 빌립이 대답합니다.“어렵습니다. 200데나리온어치 빵으로도 부족합니다.” 우리는 결말을 압니다. 한 아이가 생선 두 마리, 빵 다섯 개를 내놓자 예수님이 기도하십니다. 그리고는 무리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시는데, 모두가 배불리 먹고도 열두 바구니가 남았습니다.   

우리는 대개 식비를 계산한 빌립의 태도를 믿음 없는 행위로 치부해 왔습니다. 그런데 과연 빌립의 태도가 완전히 잘못된 것일까요? 빌립은 현실에 맞게 최선을 다해 고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음식을 나누어 주라는 예수님의 명령이 떨어지자 모든 생각을 접고 순종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아닙니다.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무슨 일을 하든 가능한 변수를 고려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고민했든 간에, 하나님의 뜻이 정해지면 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셨는지도 모릅니다.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살라.”

적용 : 냉철한 이성과 뜨거운 신앙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