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전교회 사순절 묵상27(3월 19일)

결단이 먼저다(마 14:28-29)

예수님께서 빵 다섯 개와 생선 두 마리로 오천 명 이상의 무리를 배불리 먹이십니다. 이 엄청난 기적에 한껏 들뜬 사람들이 예수님을 왕으로 세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님을 아시는 예수님은 제자들을 먼저 배워 태워 호수 건너편으로 가게 하십니다. 그리고 자신은 남아서 무리를 급히 돌려보낸 뒤에 기도하러 산에 올라가십니다.

그런데 배를 타고 가던 제자들에게 문제가 생깁니다. 호수에 큰 돌풍이 몰아치면서 말 그대로 죽음의 위기에 내몰린 것입니다. 예수님도 함께 계시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큰 일을 당하자 제자들은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몇 시간을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을 뿐입니다.

그 시각 예수님은 기도하던 중에 제자들이 호수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을 아십니다. 그래서 서둘러 제자들에게 가시는데, 이때 선택하신 방법이 바로 물 위로 걸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제자들에게 가신 예수님은 그들을 보자마자 외치십니다. “안심하라. 나 예수이니 두려워 말라.”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자들은 예수님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자기 앞에 놓인 풍랑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만은 다릅니다. 어둠 속에 들려오는 소리가 예수님의 목소리임을 확신하고는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가도 되냐고 묻습니다. 예수님의 허락을 받은 베드로는 바람이 불고 파도가 일렁이는 물 위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딥니다. 예수님을 향해 한 걸음, 또 한 걸음! 베드로는 정말 물 위를 걷고 있었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예수님의 목소리인 것을 알았지만, 그들은 자기 앞에 닥친 상황에 지배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똑같이 두려운 상황에 있었지만, 예수님만 바라보기로 결단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기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주님께서 어려운 상황을 먼저 해결해 주시면, 믿음의 길을 걷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에게 당부하십니다. “먼저 나를 믿고 결단하여라. 그러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기적을 주리라.”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문제 해결보다 믿음의 결단이 먼저인 사람입니다.

적용 : 나는 문제 해결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까, 결단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