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석진(玄碩鎭) 목사는 1907년 12월 8일 평안남도 개천군 중남면 인곡리에서 출생하여 어린 시절을 고향에서
성장하다가 청운의 뜻을 품고 일본에 유학하여 명치대학 법학과에 입학한다. 대학에서 학업에 정진 중 일본에서의
학생운동이 문제가 되어 학교를 중퇴하고 귀국하였다.
귀국 후에도 진보적인 사상과 학생운동의 전력이 문제가 되어 감시의 눈길을 놓치지 않는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함흥
형무소에서 여러 번 옥고를 치른다.
이때에 함흥 남부교회에 시무하는 김형숙 목사를 만나게 되었으며, 김 목사의 감화를 받고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다.
주님을 영접한 후 함흥교회의 기독 청년회 회장과 전도사로서 10여 년간을 시무하였으며, 사회적인 활동으로 함흥
YMCA 총무로서 여러 해 동안 봉사하면서 나라 잃은 백성의 살길은 오직 주님을 믿는 길밖에 없으며 꿈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청년들을 지도하였다.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기나긴 탄압은 막을 내리고 민족의 해방을 맞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뿐
38선을 사이에 두고 국토는 남북으로 갈라지게 되었고 민족은 양분되어 남한에 민주진영이, 북한에는 공산진영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북한의 공산당은 기독교를 탄압할 목적으로 기독교도 연맹이란 어용단체를 조직하여 교회로
하여금 이 연맹에 가입을 강요하면서 박해를 시작하였다.
현석진목사는 이곳 북한 땅에서는 더 이상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김형숙 목사와 의논한 결과 월남을 결심하게
된다. 38선을 넘을 시 경비병에게 들켜 초소로 끌려가 조사를 받던 중, 지고 가던 배낭을 끌러보니 안에 있는
물건이 성경과 찬송, 그리고 신학 서적뿐인 것 을 안 경비병은 “이것 천작쟁이로구만” 하고 빨리 넘어가라고
하면서 친절히도 넘어가는 길의 방향까지 알려주었다고 한다.
월남 시 김형숙 목사의 간절한 권유로 조선신학교에 입학, 목회자의 길로 나서게 되었으며신학교 시절 천성이 너그럽고
온순하여 접하는 동료들로부터 호감을 얻었고 언제나 남에게 부드럽고 기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성격이었다. 또한
신학교에 다니면서 광주군 대왕면(당시)에 있는 세곡교회와 둔전교회에 전도사로써 봉사 하였다.
1948년 10월 28일 현석진목사는 한국 신학 대학을 7회로 졸업하였으며, 동년 12월 7일 대한 예수교
장로회 경기노회에서 그렇게 원하던 목사 안수를 받았고 그 해 12월 28일 당시 전도사로써 봉사하던 둔전교회에
위임목사로 취임하게 되었다.
담임목사를 갈망하던 둔전교회 교인들은 취임식 때 현석진목사에게 한복과 하얀 무명 두루마기를 선물하였고 두루마기를
입고 강대상에서 힘차게 외치며 설교하는 모습이 마치 천사의 모습 같았다고 한다.
40대의 현석진목사는 둔전교회의 구역인 반경 20여리 마을인 모랫말, 새술막, 외골, 저푸리, 청계산, 사송,
금토리, 너더리, 탄리, 야탑, 분당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전도에 힘쓴 결과 60여 평의 교회당에는
언제나 교인들이 가득 찼으며, 찬송 소리는 교회당 밖으로 언제나 흘러 나왔다.
1949년 동료 목사의 소개로 여자 신학교에 다니는 김양순을 맞아 결혼 하였고
어린이를 사랑한 현석진목사는 설날이 되면 동네 아이들이 어른들을 찾아 세배하던 중 목사님을 찾아온 아이들에게
다른 집에서는 엿이나 떡 등 먹을 것을 주었지만 현석진목사는 1전짜리 돈을 주었고 이 돈을 받을 욕심에 두
번씩이나 찾아온 아이에게도 다시 돈을 주었다고 한다.
교회를 충성스레 받들고 많은 교인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복음 전파에 힘쓰고 있던 중, 동족상쟁의 비극인 6.25사변이
터졌다.
많은 교인들이 목사님은 이북에서 월남하셨고, 또 요시찰 인물로 지명 되었으니 어서 피신하시라고 간청하였지만
내가 어떻게 교회와 교인들만 남겨두고 피난갈수 있느냐고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또한 동료 목사들도 찾아와 피난 갈 것을 간청하지만 거절한다. 공산당에 끌려가기 전날 피난길에 나선 친구들이
찾아와 밤이 맞도록 나라와 교회를 걱정하며 친구들은 혹시 누구 찾아오면 위험하니 숨어 있으라고 교회당 지하실에
잠자리를 미련해 주고 교회 강대상 밑에 꿇어 엎드려 이 나라와 이 민족을 불쌍히 여겨 주소서, 하고 주님께
기도한 후 잠시 눈을 붙이려고 사택에 들어가 잠을 청하려 하였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그날은 1950년 7월 14일 이었으며 새벽 3시경 지역 공산당원 3명이 찾아와 문을 흔들며 “월남자로 사상이
불순하고, 미국 놈의 앞잡이 노릇을 하였으며, 또 국군들에게 식사를 제공하였다” 라는 이유를 붙여 김태수 장로와
함께 검속되었다. 그후 대왕 지서에서 1주일, 광주경찰서와 서대문 형무소로 끌려간 후 순교하였다고 전해진다.
그의 나이 43살이었다. |
김태수 장로는 1910년 7월 5일(음) 경기도 광주군 대왕면 둔전리 185번지 ( 현 성남시 수정구 둔전동
)에서 부친 김종순 집사와 모친 박사이씨의 3남 2녀 장남으로 태어나서 평범한 농촌의 삶을 살게 된다.
법랑회사에 근무하면서 남달리 기술이 뛰어난 그는 다른 직업보다 높은 보수를 받으며 생활할 수 있었지만 일제에
의하여 행해지는 신사참배와 주일 성수 문제에 부딪치자 10여년이나 일하던 직장에서 홀연히 손을 떼시고 스스로
가난의 길인 고향으로 1938년 낙향하였으며 그 후 회사에서 찾아와 다시 일할 것을 권유하지만 이 유혹을 뿌리쳤다.
고향에 낙향한 후 교인은 물론 불신자라 할지라도 어려운 일을 당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내 일보다 먼저 서둘러
도와주었고 1940년 12월 28일 둔전교회는 제 2대 장로로 김태수를 장립하였으매 그 후 교회 일에 더욱
봉사하게 된다.
술을 안드는 김장로에게 짓궂은 친구들은 술을 안 들고는 못 빠져 나갈 구실을 만들어 억지로 술집까지 끌고 갔으나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따라 간 술집에 술이 떨어져 주변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온전하게 지켜주시는 분이라고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1945년 일제의 압박에서 벗어나 8.15 해방을 맞이하였으나 그 기쁨도 잠시 뿐, 남북은 38선을 사이에
두고 갈리게 되었으며 전국은 좌 ·우 세력의 갈등 속에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후 혼란한 사회를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한 김 장로는 대왕면 일원의 청년들과 둔전교회를 중심 하에 독립청년단 대왕면 단장으로 책임을 지시고 동생
김경수는 기획 부장으로서 테러와 폭동으로 사회를 어지럽히며 선동하는 공산당들과 맞서 그 행동들을 저지 하는데
앞장서서 일하였다.
또한 한편으로 성전건축의 꿈을 가지고 당시 창곡리에 있던 일본군 막사를 함태영 목사의 도움으로 불하 받아 40여
일에 걸쳐 철거하였으며 그 자재로 교회를 건축하기로 하였다.
교회를 건축한다는 기쁨으로 교인들은 너도나도 헌신적으로 도왔고 남자들이 철거작업과 교회 건축의 기초를 공사하고
있을 때 부녀자들과 어린이들은 개울에서 자갈 줍기와 모래를 모아 놓는 일을 도맡았으며 못 조차 구하기 어려운
때인지라 철거 당시 헌 못을 버리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구부러진 못은 다시 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부녀자들은
못을 망치로 펴기도 하였다.
한편으로 20여리나 되는 거리에서 철거된 자재를 운반하기 위하여 우마차를 동원하였는데 교인들의 우마차뿐만 아니라
이웃 모랫말과 고등리에 불신자 소유 우마차까지 함께 와서 봉사 하였다. 김태수 장로는 교회 건축을 위하여 소유한
밭 일부를 팔아 헌금하기도 하였고농사꾼이신 장로가 농사일보다 성전건축에 우선 하였기에 땅 지주는 이를 못 마땅히
여겨 병작지를 다음 해부터는 떼여 내겠다고 하였지만 그 해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심은 논에서의 벼 수확은 어느
해보다 많은 소출을 거둬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분이라고 모두들 경탄하고 이 일은 당시 인근 동리에까지 화제가
되었다.
1904년 둔전리 178번지에 초가 8간으로 교회를 신축한지 실로 42년 만에 둔전리 197번지에 교회를 새롭게
건축하고 그 해 헌당식 겸 창립 4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이때가 1946년 12월 15일 이다. 당시 헌당식과
창립 40주년 기념예배에는 해방 전 둔전교회에 시무하시다 나라의 부름을 받아 떠났던 함태영 목사가 인도하여
더욱 더 뜻 깊었다.
1950년 6월 25일 민족상잔의 전쟁은 이 땅을 철저히 짓밟았다. 이 전쟁에서 우리가 받은 피해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고, 이 민족이 겪어야 했던 피눈물 나는 살육과 이산가족의 슬픔은 아직도 몸서리 쳐지는 악몽이다.
전쟁이 반발하자 당시의 대왕면에도 인민위원호가 조직되어 민주 인사들을 마구 잡아들이기 시작했다. 많은 교인들이
사태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예견하고 현석진 목사와 김태수 장로에게 피신을 종용했으나 교회와 교인을 버리고 피난
갈 수 없다고 버티었다.
공산당에 잡히시기 전날 밤도 피난길에 이곳을 찾아온 현목사의 친구 분들과 밤이 늦도록 나라와 교회를 걱정하면서
대화를 나누다가 교회에 들러 기도한 후 집으로 돌아와 “하늘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라는 찬송을 목이
쉬도록 부르시고 자려고 할 때, 7월 14일 새벽 3시경 인민 위원회에서 나온 공산당원 3명에게 “반동새끼”
라는 욕과 함께 반공청년단장일과 교회의 장로의 일을 못마땅하게 여긴 자들에 의거 둔전교회 현석진 목사와 함께
검속되어 대왕지서에서 1주일, 광주경찰서와 서대문 형무소로 끌려간 후 도중에서 순교 하였다고 전해진다. 그의
나이 41살이었다. |
|
|
